논문 조작으로 몰락한 황우석…"내 보스는 만수르" 근황 공개

입력 2023-07-10 10:32   수정 2023-07-10 13:39


"제 상관(Boss)은 만수르입니다. 흠뻑 서포트(후원)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불러줬습니다."

동물 복제 연구로 조명받았지만, 논문 조작으로 몰락한 황우석(70) 박사의 근황이 공개됐다. 황우석 박사는 현재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얀 UAE(아랍에미리트) 부총리 겸 대통령 비서실 장관의 투자를 받아 중동에서 동물 복제를 하고 있다.

만수르 부총리는 아랍 에미리트 아부다비 알나얀 왕가의 왕족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팀인 맨체스터 시티 FC의 구단주로도 우리에게 알려진 인물이다.

황우석 박사의 근황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킹 오브 클론:황우석 박사의 몰락'을 통해 공개됐다. 황우석 박사는 직접 카메라 앞에 서서 UAE 바이오테크 연구센터 곳곳을 누비며 '동물 복제' 연구를 수행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또한 연구 공간을 직접 소개하는가 하면 "이 아이들은 모두 복제견"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황우석 박사는 2016년 UAE 공주이자 푸자이라 지역 왕세자빈인 라티파 알 막툼의 죽은 반려견을 복제해 준 것을 계기로 중동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중동 왕가의 260억 지원받아 낙타 품종 마브루칸 11마리를 복제하는 데 성공하면서 UAE에 정착하게 됐다.

황우석 박사는 그동안 UAE에서 "150마리가 넘는 낙타를 복제했다"고 말했다. 황우석에 대해 제작진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업적을 세웠지만, 완전히 추락해서 무너졌다", "모두에게 이로운 일을 하려고 했다는 게 그토록 심각한 부정행위의 핑계가 되진 못한다"고 평가했다.

황우석 박사는 중동에서의 생활에 만족감을 보였다. "사막 가운데 생활과 하루하루가 저의 지나온 삶 발자취에 의미를 많이 부여하는 것 같다"며 "한국의 역사와 또는 저의 삶의 지나간 그 궤적들이 고통도 있겠고 영광도 있고 하지만 이것 역시 지울 수도 없고 나의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황우석 박사는 서울대 수의대 교수로 있으면서 1995년 세포 핵기술을 이용해 복제 송아지를 탄생 시켰다. 이후 1996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 체세포 복제 양 돌리가 탄생하면서 황우석 박사의 연구는 더욱 주목받았다.

황우석 박사는 1999년 세계 최초 체세포 복제 젖소 영롱이를 만들었고, 2000년엔 복제 돼지, 2005년에는 복제 개까지 탄생시켰다. 황우석 박사는 동물 복제에서 나아가 세계 최초로 인간 체세포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논문을 2004년 '사이언스'를 통해 내놓았다.

생명윤리 학자 세라 찬 에든버러대 박사는 '킹 오브 클론'에서 "(황우석 박사의) 재생의학은 엄청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며 "하나의 세포로 어떤 체세포든 만들 수 있다면 간과 같은 장기를 새로 만들 수 있으니까"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2005년 황우석 박사가 연구를 진행하던 중 난자 매매 등 윤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몰락은 시작됐다. 네이처지 데이비드 시라노스키 과학전문기자가 황우석 박사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논문에 사용된 242개 난자의 출처에 의문을 제기한 것. 시라노스키 기자는 황 박사가 여성들에게 난소 과잉 자극 약물 사용 후 난자를 채취했으며 실험실 여자 연구원을 교수실로 불러 난자 기증 서류에 사인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MBC 'PD수첩'에서 본격적으로 난자 매매 의혹을 폭로했다. 황우석 박사 연구팀이 다수의 불법 거래를 통해 600여개 난자를 기증받은 게 아니라 매매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나온 것.

그뿐만 아니라 '어나니머스'라는 익명의 과학자 증언을 통해 황우석 박사의 논문 세포 사진이 조작됐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황우석 박사가 미가공 데이터(로우 데이터)를 수정했다는 내부 고발자의 증언도 나왔다.

결국 진상 조사에 나선 정부는 해당 논문의 11개 줄기세포 중 9개가 가짜로 밝혀졌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황우석 박사는 '킹 오브 클로'에서 "다시 태어나도 똑같은 길을 걷겠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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